<마스터스>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②..2억 달러 미디어 권리 포기한 품격
<마스터스>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①..신비하고 슬픈 시크릿 가든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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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①..신비하고 슬픈 시크릿 가든
오는 10일 남자 프로골프 메이저 마스터스 토머먼트>가 개막한다.매년 4월 첫 주 마스터스>가 열린다. 미국의 메이저 언론, 골프 전문 매체, 골프 팬들은 이 주간을 '마스터스 위크'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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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가 이처럼 국민적 사랑을 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마스터스>의 컵셉트는 '호스트의 초청'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품격 있는 호스트가 손님을 맞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획한다.
그 아래에서 물 흐르듯 이벤트가 진행된다.
마치 100년 전 유럽의 어느 지역 최고의 귀족이(호스트) 파티를 열고 게스트를 초청해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은 <마스터스> 참가만으로도 평생소원을 이뤘다고 말한다.
바꿔 말하면 호스트의 초청을 일생일대 영광으로 받아들인다.
패트론(patron)들도 마스터스 직관을 가문의 영광으로 받아들인다.
마스터스 티켓은1년 전 매진이다.
2026년 입장권도 현재 이미 매진이다.
<마스터스>는 관람객을 갤러리라 부르지 않고 패트론이라 부른다.
이는 1934년 <마스터스>가 처음 개최되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
오거스타 클럽은 코스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후원자를 모집했다.
처음에는 반응이 없었지만 점차 많은 후원자들이 몰렸고 후원금액도 커졌다.
쉽게 설명하면 사전에 회원권을 판매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마스터스>가 처음 열렸을 때 제 1순위 초청자가 후원자들이었고 갤러리가 아닌 패트론으로 불린다.
이 전통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마스터스> 패트론은 휴대폰을 소지할 수 없고 카메라도 소지할 수 없다.
오랜 전통이고 패트론 누구도 이에 대해 항의하지 않는다.
<마스터스>는 호스트의 철저한 계획 아래 아날로그 감성의 골프 가치와 유산을 보존하고 지킨다.
1934년 처음 개장한 코스는 너무나 깨끗하고 아름답다.
울창한 나무 숲과 5월의 꽃들, 계곡,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반듯한 페어웨이와 유리쟁반처럼 매끄러운 그린 등 흠잡을 곳 없는 거대한 정원이고 수채화이다.
선수들과 패트론들이 사용하는 시설도 현대적인 인테리어와는 거리가 멀다.
목재로 마감된 오래된 공간들이다.
<마스터스>의 시그니처 컬러는 '그린'이다.
이 그린 컬러는 모든 공간과 디자인에 포함되어 있다.
공식 라운드 직전 출전 선수 가족과 함께 하는 파 3 콘테스트는 가족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대에는 사라진 소중한 많은 것들이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클럽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디지털 시대를 잠깐 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마스터스>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상업적인 골프클럽이지만 과감하게 돈을 포기한 부분이다.
1년에 한 번 빅 이벤트 <마스터스>를 통해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적정선을 지키는 절제와 그 절제를 통해 '호스트'는 A부터 Z까지 <마스터스>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
<마스터스>의 핵심은 '최고의 품질'과 '최고의 팬 서비스'이다.
'최고의 품질'은 <마스터스> 출전 선수를 의미한다.
출전선수는 매년 100명 미만이다.
올해는 95명이, 작년에는 92명이 출전했다.
당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선수만 초청받는다.
최고의 팬 서비스를 위해 오거스타 클럽은 미국에서 무료로 TV중계를 한다.
미국에 거주하는 누구나 무료로 <마스터스>를 실시간 라이브로 볼 수 있다.
스포츠에서 가장 큰 수입 항목은 미디어 권리, 즉 중계권 비용이다.
그런데 마스터스는 (미친 짓으로 보이지만) 과감하게 이를 포기했다.
<US 오픈>은 미 NBC와 다년 중계방송 계약을 맺었는데 1년에 약 1억 달러라고 미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US 오픈>이 2024년 주말(토•일)에 약 750만 시청 가구수를 기록한 반면 <마스터스>는 주말에 1,0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마스터스>는 사실상 <US 오픈>의 2배인 2억 달러의 미디어 권리를 날리는 셈이다.
심지어 라이브 중계 제작비용도(최소 2천만 달러)도 오거스타가 제공한다.
올해 <마스터스>는 미 지상파 CBS와 스포츠 전문 케이블 ESPN이 중계한다.
중계방송 중간 광고 시간은 약 40초이다.
대부분 유료인 미국 스포츠 중계의 중간 광고 총길이는 2분 가까이 된다.
시청자들은'내 돈 내산' 중계를 보면서도 결정적인 장면에서 2분가량의 광고가 갑툭튀 할 때마다 분통이 터진다.
마스터스는 공짜 중계인 데다 광고 길이도 짧다.
뿐만 아니라 대회가 열리는 코스에는 그 어디에도 광고판이 없다.
직관이든, TV 중계든 아름다운 코스 곳곳을 자연 그대로 만날 수 있다.
기자회견 프레스룸 백면 등에도 협찬사 기업 이름은 단 한개도 없다.
다만 중계방송 중간에 등장하는 광고는 마스터스 공식 협찬사(미국기업 6개+롤렉스 등 글로벌 기업 2개)이고 방송사는 광고수입을 가져가지 않는 조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방송사는 <마스터스> 중계를 통해 미국 전역의 팬들과 일주일 동안 친구가 되고 그 효과는 절대적으로 '대박'이다.
그렇다면 <마스터스>는 어떻게 적자가 아닌 흑자를 낼까?
미국 언론에 따르면 2024년 <마스터스>는 약 1억 5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순 수익은 얼마인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적자는 아니다.
그들의 매출 항목은 크게 4개이다.
(1)입장권 판매
2024년 입장권 수입은 약 7천만 달러(1,040억 원) 선으로 추청 보도되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마스터스> 티켓은 1년 전 이미 매진이다.
현재 2026년 <마스터스> 입장권도 이미 매진되었다.
마스터스 티켓은 마스터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판매된다.
또 미리 매진되기 때문에 할인 같은 거 없다.
유로 입장객은 약 25만 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누군가 티켓을 다량으로 구매해 수백 배 가격을 올려 판다면?
한국에서는 흔한 일일지 몰라도 <마스터스>에서 이런 일은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고 또 이런 일로 문제가 된 적도 없다.
2025년 마스터스 입장권 가격
--연습라운드:월•화•수요일 각각 100 달러
--토너먼트 1일 입장권:목•금•토•일 각각 140 달러
--4일 토너먼트 입장권:목~일 450 달러
(2)기념상품 판매
2024년 기준 약 4천만 달러(594억 원)의 각종 상품이 판매되었다.
작년까지 현장에서만 살 수 있었다.
대회기간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일간 코스를 개방한다.
단 7일간 4천만 달러면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작년까지 쇼핑 웹사이트가 없었다.
팬들의 요청으로 올해 처음 웹사이트를 열었다.
(3)식•음료 판매
2024년 기준 8백만 달러 판매(118억 원).
오거스타는 식•음료가 맛있는 걸로 유명하다.
그런데 또 가격은 다른 메이저 대회보다 저렴한 것으로 또 유명하다.
가장 비싼 캐주얼 식사(샌드위치)가 3달러이다.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아침 식사도 가장 비싼 게 2달러이다.
음료는 2달러, 맥주와 와인은 6달러이다.
쿠키, 칩 등 스낵은 1.5달러~3달러이다.
(4)협찬사 수입
2024년 기준 약 3천만 달러(445억 원).
현재 <마스터스> 메인 협찬사는 IBM, 벤츠, AT&T 등 6개 사이다.
이들로부터 얻는 협찬금은 중계방송 제작비와 지역 채리티 등에 모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도 메인 협찬사 코너(파트너)는 따로 없다.
<마스터스>는 수익 극대화보다 전통과 '콘텐츠'의 품질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 보인다.
그들의 최종 목표가 돈이라면 방송중계권 비용 2억 달러는 순수익이 될 것이다.
<마스터스>는 여기에 +α, 최소 3억 달러의 수익구조를 가진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앞서도 언급 헸지만 <마스터스>는 미국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골프 이벤트이다.
또 최상위 부유층에게도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이벤트이다.
또 중요한 한가지.
<마스터스>가 열리는 주간, 오거스타 시티도 '관광수입'으로 흥행대박이다.
매년 오거스타를 찾는 약 25만명의 사람들 중 95% 이상이 타지역 방문객이다.
이들이 일주일간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쓰는 어마어마한 돈은 모두 오거스타 시티의 수입이다.
오거스타 골프클럽 인근 레스토랑은 매년 <마스터스>가 열리기 한달 전부터 손님맞이를 준비한다.
근처에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단기간 렌트로 집을 비운다.
2024년 기준 미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마스터스 기간 오거스타 인근 도시는 약 480억 원(3,600만 달러)의 수입이 있었다.